때는 초가을 중순이었다. 리카도는 객들과 요트를 띄워 레드클리프①에서 노닐고 있었다. 맑은 바람이 천천히 부니 수면엔 잔물결도 일지 않는 가운데, 술을 따라 객들에게 권하며 “문라이트②”니 “어 페어 레이디③”니 하는 노래를 부르고 놀았다. 곧 달이 동쪽에서 떠올라 폴라리스④와 알타이르⑤ 사이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흰 안개가 강을 가로지르니 물빛은 하늘에 닿아있는 것 같았다. 갈댓잎 같은 조각배에 몸을 맡기고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가는데, 넓디넓은 것이 마치 허공을 타고 바람을 부리듯 멈출 곳을 몰랐다. 이대로 표표히 날아올라 속세를 버리고, 우화등선한다 해도 이상할 일 없었다. 술을 몇 잔 걸치니 기분이 점점 좋아져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뱃전의 비트를 타는 가사는 다음과 같았다. “노는 계수나무요 삿대는 목란이라, 물에 비친 달그림자 치며 달빛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간다. 넓고 아득한 마음으로 천애 저편의 미인을 그리노라.” 


한편 객 중에 플룻을 부는 이가 있어, 노래에 맞추어 코드를 넣어왔다. 그 소리가 구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혹은 흐느끼는 듯 하소연하는 듯, 여음이 실처럼 이어져 끊이지 않으니 깊은 골짜기 교룡이 일어나 춤출 만했고 외로운 배의 과부가 눈물지을 만했다. 리카도는 우수의 정이 일어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고쳐앉아 객에게 물었다. “어째서 연주를 그렇게 하십니까?” 객이 말했다. “달 밝고 별 드무니 까막까치는 남으로 나네. ‘문라이트’의 작사자는 바로 JMD⑥가 아닙니까? 이곳이 마침 서쪽으로는 서머게이트⑦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마셜필드⑧가 보이니 산천이 서로 뒤엉켜 울창하게 우거졌는데, JMD가 JU-YOU⑨에게 랩배틀로 발린 곳이지요. 그가 막 쏜스테이트⑩를 제패하고 리버사이드힐⑪로 내려와 물길을 따라서 동쪽으로 내려갈 때 그의 전함이 꼬리를 물고 천리에 이어졌고 군기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그렇게 강물을 대하여 술을 따르고, m2브라우닝을 비껴들고 라임을 맞추었으니 참으로 일세의 효웅이었는데 지금 그가 어디에 있습니까? 하물며 나와 당신은 그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나 하며 일생의 반려자라곤 물고기에 새우요 친구는 고라니에 사슴입니다. 일엽편주를 타고 싸구려 와인이나 까 마시며 하루살이같이 천지간에 붙어 살아가니 망망대해 속 포피씨드 한 알 같은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삶이 잠깐인 게 슬프고 이 롱 리버⑫는 끝없음이 부럽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하늘 나는 천사들과 더불어 희롱하며 밝은 달을 품에 안고 영원을 누리고 싶은데,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아니 그저 음악 소리를 슬픈 바람에 실어보낼 뿐입니다.”


리카도는 대답했다. “당신은 물과 달에 대해 알고 있나요? 물이 흘러가는 것은 끊임없지만 누군가도 그랬듯이 판타 레이요, 달이 차고 기울어봤자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으니 제로섬입니다.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천지간에 단 하나도 변치 않는 것이 없고, 변치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과 내가 모두 무궁하니 무엇을 부러워한단 말입니까? 무릇 천지간 만물에는 모두 그 주인이 있으니, 내 명의가 아닌 사유재라면 털끝 하나도 취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오직 강 위로 부는 맑은 바람과 산 사이로 비추는 밝은 달은 귀로 들어오면 소리가 되고 눈에 담기면 그 색이 고우니, 취함을 금하는 이 없고 써도 마르는 일이 없는 자유재라 이는 곧 조물주가 내리신 무진장의 보물입니다. 나는 이것을 그대와 함께 누리고 싶습니다.”


객이 이를 듣고 기쁜 빛을 띄며 웃으니 잔을 씻어 술을 다시 따랐다. 안주와 과일이 곧 바닥나고 술잔과 쟁반이 배 바닥에 어질러졌다. 둘은 서로를 베개삼아 누웠으니 동방이 이미 밝아온 것도 몰랐다.


원작: <전적벽부>, 소동파



①赤壁

②<明月>

③<窈窕>(요조)

④북극성

⑤견우성

⑥曹孟德

⑦夏口

⑧武昌

⑨周喩

⑩荊州

⑪江陵

⑫長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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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r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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