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를 막론하고 마르크스주의 이론가들은 마르크스-엥겔스주의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논문이라는 이름의 동인지로 찍어 팔아먹는게 주요 생계수단이자 자아실현의 통로였는데...
그 중에서도 V. I. 레닌의 취향은 대단히 확고한 것으로써 마르크스x엥겔스(신리멸) 달달순애플라토닉물만을 그리고
또 주변에 포교하고 다녔다....
사실 그림실력은 존나 미묘하고 컷분할도 한두 장면이 페이지 하나를 잡아먹는등 개창렬했는데
쨌든 스토리는 잘 썼고...정치질을 존나 잘해서 볼셰비키라는 소규모 극렬 코어팬이 일가를 이루고 있었다...
(후일 부하린이라는 작화가를 영입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림에 큰 변화가 없어서 뜬소문일 확률도 있다)
볼셰비키가 소규모였던 것도 레닌이 어디 핀란드 촌구석에서 아마생활을 하고 있을 때 얘기...
10월혁명을 통해 장르내 씹네임드가 되고 난 후에는 그의 양산형 1차벨st 동인지의 스타일이 곧 국가규격이 된다...
하지만 엄격한 스타일 가이드라인을 껌처럼 씹고 제 취향에 충실한 래디컬한 동인지를 꿋꿋이 내는 자들도 있었으니
관대한 동지 레닌은 어느 정도의 캐해석 차이가 있을 뿐 대놓고 리버스만 아니라면 그들의 동인지도
검열을 거친 후 온리전 출품을 허용했다...
물론 제목까지 검열되어 일체의 홍보가 불가능했으므로 몇 부 팔리지 못했으리라고 예상한다.
위의 사진은 그러한 출품허용된 검열완료상태의 동인지 중 한 예로서
내용 자체는 스타일 가이드라인에 비해 다소 우중충할 뿐 큰 문제없는 마르크스←엥겔스본이었으나
베드신을 암시하는 장면에서 위로 올라간 팔에 털이 없다는 이유로
엥겔스x마르크스를 연상시키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하여 대사 전문검열에 처해졌다...
V. I. 레닌의 신간이 진열된 온리전 부스 가판대를 찍은 모습이다...
한편 위의 자료사진에 나온 검열된 동인지의 작가도 동일 회차 온리전에 전체연령가 신간을 출품했는데...
이번에는 성적 묘사를 포함하는 장면이 전연 없어 리버스를 연상시키는 부분은 없었지만
전작과 지나치게 비슷한 주제의식과 분위기, 인물 해석을 유지하고 있어
명확한 마르크스x엥겔스 묘사가 없는 한 리버스 의식을 완전히 청산했다고 보기 어려워
역시 전문검열에 처해졌다...
불온한 내용의 동인지를 검열하기 위해 취향에 맞지 않는 신간들을 친히 검열하는 레닌의 모습이다.
븅신...그냥 그만두면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