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8
여성의 날 기념짤
복장은
클라라- 여성의 날 제창(1910)
슈라- 레닌을 족쳐서 여성의 날 소련 국경일 지정(1922)
시몬- 프랑스 여성의 날 지정을 촉발시킨 <제 2의 성> 발간(1949)
기준으로 실존 짤을 참고.
레닌의 여자들. 나데즈다와 이네사.
다이빙뽀뽀머신 이네사의 일화를 좋아함...
<나와 레닌과 4월 테제>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프랑크푸르츠.
마르쿠제센세(야광봉)
<모두가 널 원해>
2015.3.8
여성의 날 기념짤
복장은
클라라- 여성의 날 제창(1910)
슈라- 레닌을 족쳐서 여성의 날 소련 국경일 지정(1922)
시몬- 프랑스 여성의 날 지정을 촉발시킨 <제 2의 성> 발간(1949)
기준으로 실존 짤을 참고.
레닌의 여자들. 나데즈다와 이네사.
다이빙뽀뽀머신 이네사의 일화를 좋아함...
<나와 레닌과 4월 테제>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프랑크푸르츠.
마르쿠제센세(야광봉)
<모두가 널 원해>
마르크스 기일 기념짤^^ 제삿상 엎으면서 싸워라 빨갱이들아^^
로자가 케잌 먹고 있는 건 생일 챙겨주는거 깜빡해서..로자쨩 3월 5일 생일 축하해^^
로자가 너무 찐빵같이 그려진 스파르타쿠스 여캐즈
이 둘은 아직 어느쪽이 더 큰지 못 정했음...그냥 똑같다고 할까...
아우구스트 어려운데 잘 그려져서....^^
산꼭대기의 게오르크 선생님.
B님 디자인이지만 스토리상으로 하오엠 등장인물이라 여기에....^^
근현대조 쪽에서 연기알바 와주신 비하인드설정이 있음
당초 의도는 애비한테 머리가 좀 긴 것 같다고 애교부리는 삼남이었는데
정신차려보니 오남도 달라붙어서 헤게모니샌드잼
그들의 이야기의 종착점.
~짤 그런거 이제 없다...~
"오늘 수업은 내가 할 거야."
<고양이 한스 씨 "이야기">
야외 수업을 하기로 결정한 일의 후폭풍은 세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셌어요. 그날 오후 수업은 완전히 물 건너갔고, 퇴근한 프레드 씨는 풀죽은 로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나자 한숨을 푹푹 쉬며 이마를 짚더니 내가 젊은이들의 혈기를 너무 우습게 봤다고 중얼거렸지요. 프레드 씨는 윽박지르거나 기나긴 설교를 들려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늘 짓고 있던 미소가 사라진 것만 봐도 세 사람은 죄책감에 입맛이 써지는 기분이었어요. 프레드 씨가 크게 다친 사람이 없으니 그래도 다행이라고 하면서 내보내 주자마자, 카를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어요.
"진짜 쫓겨나는 줄 알았어. 최소한 나는 쫓겨날 줄 알았어."
"걱정마, 프레드 씨가 굳이 한 명만 쫓아낸다고 한다면 원인제공자가 나라고 하면 되잖아. 나 아직 사직서는 안 냈거든......"
카를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에데의 말에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카를은 프레드 씨의 합격 편지를 받자마자 직장을 때려치고 내친 김에 마음에 안 들던 상사의 양복 엉덩이에 은밀하게 페인트도 묻히고 왔거든요. 흰색으로요. 다음부터는 누가 좀 간지럽혀도 호들갑을 떨지 않도록 평정심과 내성을 길러야겠다고 카를은 다짐했어요.
"내 잘못이야. 나라도 들뜨지 말고 제자리를 지켰어야 했는데."
로자였어요. 카를은 그녀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필사적으로 항변했어요.
"아냐, 그게 왜 너 때문이야! 우리가 밖에 나가자고 조른 바람에 그렇게 된 거잖아."
"그래. 우리 장난에 너까지 말려들어서 혼이 났잖아. 네 잘못이 아냐."
에데도 거들었지만 로자는 고개를 저었어요.
"나는 프레드에게 너희의 선생님 자리를 위임받은 거란 말야. 하루 동안 너희가 한 일은 전부 내 책임인걸. 첫날부터 프레드를 실망시켜 버렸어......"
"진정해, 로자. 아무렴 프레드 씨가 연약한 아가씨가 건강한 청년 두 명을 완벽하게 통제할 거라고 기대했겠어? 넌 오늘 하루 좋은 선생님이었어. 프레드 씨도 우리가 공부한 걸 보면 알아주실거야."
에데가 조근조근 로자를 달랬어요. 카를도 로자의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웃어보이면서 말했어요.
"에데 말이 맞아. 그리고 우린 옷은 이렇게 입었어도 성인이잖아? 중학생이 아니란 말이야. 우리 행동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져야지. 기운 내! 내일은 진짜 얌전히 말 잘 들을게, 마담."
카를의 말에 로자는 그제서야 살짝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어요.
카를은 그날 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서 생각했어요. 사실 카를은 그간 로자가 보여준 행동이나 말씨로 보아, 프레드 씨한테 혼난 책임을 밖으로 나가자고 부추긴 에데나 지붕 위에서 에데를 발로 차 떨어뜨린 자기한테 돌릴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지기 싫어하고 얄미울 정도로 이치를 따지는 성격인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 과거의 추측까지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카를은 옆 침대의 에데가 듣도록 나지막히 말했어요.
"난 로자가 우리를 책망할 줄 알았어."
"그래? 난 그럴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래?"
"응."
에데는 하품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에데도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어요. 지붕에서 떨어져 죽을 뻔하는 등 너무나 피곤한 하루를 보냈으니까요. 어쨌든 이제 두 사람은 로자에 대해 다르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녀는 분명 지금까지 봐온 그 어떤 아가씨들보다도 당돌하고 거침없는 말씨를 가졌지만, 그건 그녀가 누구보다도 솔직하고 정직하기 때문일 거라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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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카를과 에데는 제 시간에 일어나 렌헨이 아침식사를 차리고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어요. 이번에는 프레드 씨가 먼저 와서 식탁에 앉아있었지요. 두 사람은 프레드 씨의 모습을 보고 잠깐 멈칫했지만, 프레드 씨는 여상스러운 태도로 웃으면서 맞아주었어요. 곧 로자도 도착해서 네 사람이 자리에 앉자, 렌헨이 로자 몫의 접시를 내오면서 짖궂게 말했어요.
"로자, 일 쳤다면서요? 내가 여럿이서 지붕 소풍 가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내가 일쳤나 뭐! 망아지처럼 뛰어놀다가 떨어진 건 나 아니야, 렌헨."
로자가 약간 발그레해진 얼굴로 반박했어요. 카를은 간밤의 로자에 대한 평가를 좀더 냉정한 쪽으로 수정할 필요를 느꼈어요.
"렌헨, 3인분이나 도시락을 만들어 준 건 당신이니까 당신도 공범이야. 난 지금껏 로자가 틈만 나면 지붕으로 올라갔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당신은 그 때마다 도시락을 싸줬다면서?"
프레드 씨는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지만 약간 피곤하게 들리는 웃음이었어요. 아닌게아니라 어제 저녁 퇴근했을 때만 해도 그러지 않았는데 눈 밑이 거뭇거뭇한게 밤이라도 샌 것처럼 보였지요. 프레드 씨는 빵에 마멀레이드를 바르다 말고 손등으로 눈꺼풀을 누르며 말했어요.
"앞으로 오래 보면서 같이 공부할 사이인데, 어울리면서 친해지는 건 좋은 일이야. 로자 말로는 둘다 열심히 한다니까......"
프레드 씨는 말하다 말고 크게 하품을 했어요.
"......실례. 아무튼 공부만 열심히 한다면 쉴 때는 즐겁게 노는게 좋지 않겠어. 위험한 일만 하지 말고......"
프레드 씨가 또 하품을 하자, 에데는 슬슬 프레드 씨의 오늘 하루 회사생활이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로자도 프레드 씨의 하품이 신경쓰였는지, 프레드 씨가 말을 잇기 전에 끼어들었어요.
"걱정 마요, 프레드! 우리 모두 어제 많이 반성했으니까, 오늘은 어제 못한 만큼 더 열심히 할 거예요."
프레드 씨가 반쯤 감기려는 눈으로 마멀레이드 토스트를 씹으면서 미소지었어요. 타이르듯이 부드러운 말투로, 프레드 씨는 말했어요.
"서두르지 않아도 돼, 로자.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고, 카를과 에두아르트가 배우는 속도에 맞춰주렴. 난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학습에서 소외되는 건 바라지 않는단다."
아침식사가 끝나자, 프레드 씨는 어제처럼 단정한 차림으로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어요. 어제보다 발걸음이 느린 듯한 건 아마 기분 탓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눈에 띄게 무거워 보이는 프레드 씨의 뒷모습을 보며, 에데는 은행원 시절 유난히 잔업이 길었던 날들의 기억을 떠올렸어요. 그런 날에는 다음날 아침까지 몸이 무거웠었죠.
"참, 모두에게 전할 말이 있어요."
그릇을 치우던 렌헨이었어요. 막 물컵을 입에 댄 로자 대신 무슨 일이냐고 카를이 묻자 렌헨은 생긋 웃으면서 대답했어요.
"카를이 오늘 수업은 자기 방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로자, 결석하면 출석점수 깎을거야?"
"오늘은 진짜로 말 잘 듣겠다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난 카를 씨 좀 무섭단 말이야!"
카를이 필사적으로 속삭였지만 별 수 없었어요. 로자랑 렌헨은 카를 씨가 성격이 좀 급하긴 한데 그렇다고 무서울 건 또 뭐냐고 웃어넘겨 버렸지요. 뜻밖에도 에데는 카를에게 약간 동조해 주었는데─"엄격하고 무뚝뚝한 사람 같긴 하더라. 물론 나 때문에 놀란 직후였던 걸 감안하긴 해야겠지만서도."─아무 권력이 없기로는 카를과 다를 것도 없는 에데의 동조는 냉정하게 말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어요. 세 사람은 결국 서재에 들러 오늘의 교재를 꺼내들고 카를 씨의 침실로 향해야 했지요. 열심히 공부하면 오후에 새로 쿠키를 구워주겠다고 렌헨이 말한 게 그나마 카를에게 위안이 되었어요.
"카를, 우리 왔어요. 들어갈게요!"
로자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앉아 있던 카를 씨가 이 쪽을 돌아봤어요. 여전히 쏘아보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에, 카를은 어제 서재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 살짝 움츠러들었지요. 에데는 카를 씨의 시선을 피하는 그를 흘끗 보더니, 용감하게도 로자보다 먼저 카를 씨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어요.
"카를 씨, 팔은 좀 어떠세요?"
"덕분에 며칠간은 아무것도 못 쓸 것 같네."
에데와 카를 씨의 대화를 듣고, 그제서야 카를은 카를 씨의 손목에 찜질 주머니가 대어져 있는 걸 눈치챘어요. 에데를 잡아줄 때 인대가 늘어났대, 하고 옆에 있던 로자가 귀띔해 주었어요. 카를은 자기 혼자 몰랐던 게 무신경해 보일까봐 급히 한 마디 하면서 끼어들었어요.
"죄송해요 카를 씨, 저희가 장난을 너무 심하게 치는 바람에...에데를 잡아주셔서 감사해요."
"그야 당연한 일이지. 자네 친구 목이 부러지는 것보다야 낫잖나?"
"다치셨을 줄은 몰랐어요. 글을 못 쓰게 되셨다니 어떡하죠?"
"난 상관없어. 그 핑계로 간만에 쉴 수 있을 것 같거든. 나보다 프레드가 화내는 걸 걱정해야 할 거야."
카를 씨는 말을 하면서 씩 웃어보였어요. 처음으로 봤던 카를 씨의 미소와는 달리 즐거워하는 느낌이 조금이나마 들어서, 카를은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지요.
"카를하고, 그쪽은 에두아르트랬나?"
"아, 네. 그러고 보니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자기소개도 제대로 못 드렸네요."
"예의 차릴 거 없어, 생략해. 궁금하지도 않으니까. 난 말귀만 잘 알아들으면 어떤 학생이든 상관없거든. 카를, 에두아르트, 멀뚱히 서 있지 말고 의자를 가져오게."
카를과 에두아르트가 각각 방안에 흩어져 있던 의자를 가져오는 동안, 세 사람 몫의 책을 들고 있던 로자가 카를 씨에게 물었어요.
"카를, 내 의자는요?"
"침대 발치에 앉으렴. 등받이는 없어도 오래 앉아있기엔 의자보다 나을 거다."
"수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 앉으면 책상도 필기구도 쓸 수 없겠어요."
카를 씨는 가만히 웃기만 했어요. 카를과 에두아르트가 의자를 가져오고 세 사람이 각자 자리에 앉자, 카를 씨는 책을 치우라고 했어요. 어리둥절한 세 사람한테 카를 씨가 말했어요.
"오늘 수업은 내가 할 거야. 원래는 로자가 할 예정이었지만, 자네들 때문에 무료하게 되었으니 나한테 소일거리를 줘야지."
"카를, 한스 씨 이야기를 직접 해주려는 거군요?"
"이미 들은 얘기라 지루하더라도 티내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로자."
로자는 활짝 웃으면서 손을 뻗어 카를 씨의 손을 잡았어요. 물론 인대가 멀쩡한 쪽이었지요.
"지루하긴요. 카를, 에데, 카를은 이야기를 정말 잘 해. 듣고 있으면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 정도야!"
"<고양이 한스 씨>는 그럼 원래......"
"그래, 구연동화야. 로자가 내가 해주는 이야기 중에서는 이게 제일 재미있다고 하더군."
카를 씨는 두어 번 기침으로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이야기를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