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3

본편로그(앞부분) 2014. 10. 15. 00:14

"너흰 카를이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여기 왔단 말야?"

<ㅇ;ㅅㅇ ㅇㅅ;ㅇ>




프리드리히 씨는 지난밤 카를과 에두아르트에게 의식주는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라고 해줬었어요. 옷이고 뭐고 허름한 것 몇 장 빼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괜찮을까 싶었던 카를과 에두아르트지만, 아침에 일어나 렌헨이 일러준 대로 옷장을 열어보자 과연 얌전히 개켜진 옷 여러 벌이 들어있었어요. 회색 셔츠와 좀더 진한 회색의 자켓과 바지, 연지색 스웨터와 검은 타이가 여러 벌. 꼭 어린 시절 입던 교복 같은 차림이었지만, 카를과 에두아르트는 불평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수수한 새옷으로 몸을 감쌌어요.


방 안의 작은 탁자 위에는 일과표라 쓰인 종이가 있었는데, 조식시간에 맞춰서 내려가 보니 렌헨이 막 상을 차리던 참이었어요. 식탁에는 미리 누가 와서 앉아있었어요. 넉살 좋은 카를이 안녕 난 카를이야. 넌 누구니?” 하고 물어보자, 새침하게 생긴 소녀가 슬쩍 올려다보면서 , 너희가 어제 왔다는 애들이구나?” 라고 되물었어요. 카를은 여자애가 새침하게 굴든 말든 맞아! 난 카를이고 여기 얘는 에두아르트. 넌 누군데?” 하고 끈기있게 물어봤어요.

"내 이름은 로자야."

말은 새침하게 하면서도 오른손은 듬직하게 내밀고 있어서 카를도 에두아르트도 악수를 받아줬어요

"
...실례되지 않는다면 물어볼게. 너도 우리처럼 카를 씨한테 후원받는 애야?"

에두아르트는 '너 고아니?'라는 뜻으로 들릴까봐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개의치 않는 것 같았어요. 그런 쪽으로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듯 자랑스럽게 대답했어요.

"응 맞아. 열심히 공부해서 지난주에도 카를한테 칭찬받았다구!"

그러고 보니까 이 집에 온 이상 공부를 해야 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대체 무슨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요? 에두아르트가 궁금해하던 차에 카를이 먼저 물어봤어요.

"대단한데? 사실 우리도 그 공부를 해야 하는 모양인데, 그게 어떤 건지 아직 전혀 모르는걸. 앞으로 모르겠으면 너한테 물어보면 되겠구나."

로자가 눈썹을 치켜떴어요.

"
뭐야, 너흰 카를이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여기 왔단 말야?"

미묘한 눈길을 주고 받는 두 사람한테 로자가 뭐라고 말을 하려던 차에, 어느 새 식당에 와 있던 프리드리히 씨가 대신 대답했어요.

"좋은 아침, 제군들. 그에 대한 얘기는 아침 먹으면서 천천히 하도록 하지. 기껏 렌헨이 차려준 음식이 식으면 곤란하니까."

어라, 어제는 존댓말을 하던 것 같은데요?

", 말은 놓아도 되겠지? 앞으로 내가 너희들을 가르치게 될 입장이니 말이야."

프리드리히 씨가 집안 사람들 모두 동등하다고 강조했던 것 같지만, 얹혀사는 처지에 뭐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불만도 없었기 때문에 카를과 에두아르트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프리드리히 씨가 시키는 대로 자리에 앉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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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r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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